‘파워 오브 도그’ 작품·감독상 못 타면 이변
모처럼(?) 한국 영화가 단 한 편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오스카 시상식이 내일(27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거행된다. 물론 수상이 반드시 최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스카상은 특히 효과적인 캠페인이 최고의 작품과 퍼포먼스를 앞서는 경우들이 많다.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는 ‘파워 오브 도그’가 무난하게 작품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확실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코다(CODA)', ‘킹 리처드’와 같은 다크호스가 작품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벨파스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일본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등 모두 10개의 작품이 후보에 올라 있다. 감독상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언의 수상이 확실시된다. 예상대로 캠피언이 감독상을 수상할 경우 2021년 ‘노매드랜드’의 클리오 자오에 이어 여성이 연이어 감독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내일 주시할 최대의 관전 포인트. 여우주연상은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TV전도사 태미 베이커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 ‘더 아이스 오브 태미 페이’에서 태미 역을 눈부시게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이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올리비아 콜맨(더 러스트 마더), 페네로프 크루즈(파라렐마더스), 니콜 키드먼(비잉 더 리카르도), 크리스틴 스튜어트(스펜서) 등 후보 모두에게 수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남우주연상은 ‘킹 리처드’에서 세레나,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를 세계 최강의 테니스 스타로 키워낸 실화와 신화의 주인공 리처드 윌리엄스를 연기한 윌 스미스가 수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비에르 바뎀(비잉 더 리카르도), 베네딕스 컴버베치(파워 오브 도그), 덴젤 워싱턴(맥베스의 비극)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지만 ‘아메리칸 드림’을 선호하는 아카데미의 성향이 예년처럼 반영된다면 스미스의 수상을 예견해도 좋을 듯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 역으로 춤과 노래 실력을 뽐낸 아리아나 드보스가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 미비평가상에 이은 여우조연상 수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시 버클리(더 러스트 마더), 주디 덴치(벨파스트), 커스틴 던스트(파워 오브 도그) 등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지만 2022년은 이미 드보스의 해로 대세가 기운 느낌이다. 2020년이 윤여정의 해였듯이. 2022년의 주요 영화싱의 남우조연상은 트로이 코처(코다)와 코디 스밋-맥피(파워 오브 도그) 두 배우의 경합으로 압축됐었다. 넷플릭스의 강력한 캠페인 지원을 받고 있는 스밋-맥피가 주요 상들을 휩쓸다시피 했지만, 오스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국영화 ‘코다’에서 청각장애를 지닌 아버지 프랭크 역을 감동적으로 연기했던 코처가 동정표를 모은다면 의외의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밋-맥피에게는 또한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제시 피에몬스와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한 작품에서 두 명의 후보를 낸 영화들이 대부분 경쟁에서 밀렸던 전례의 벽을 뛰어넘을지 의문이다.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있는 일본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프리’(덴마크), ‘핸드 오브 갓’(이태리), ‘루나나’(부탄) 등을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차지할 듯. 김정 영화평론가감독상 파워 파워 오브